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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목 [양형모가 만난 사람] 한국산타클로스협회 회장 남철희 날짜 2013.09.27 14:14
글쓴이 관리자 조회 862

[양형모가 만난 사람] 한국산타클로스협회 회장 남철희

기사입력 2008-12-20 07:59:00 기사수정 2009-09-23 13:02:55

 


 

통큰 한국산타, 1004쌍 결혼식 쏩니다”

빨간 옷에 흰 수염, 뚱뚱한 배를 한 성격 좋은 영감님이 바쁜 절기가 왔다. 바야흐로 산타클로스의 계절이다.

거리마다, 백화점마다, 어린이집마다 산타들이 넘쳐난다.

모두들 “허허허! 착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려고 산타 할아버지가 왔지요”하며 인심 보따리를 푼다.

연중 딱 한 달. 12월엔 산타클로스가 대왕님이다.

슈퍼맨도, 스파이더맨도, 배트맨도, X맨 떼거리도 적어도 이 때만큼은 산타 할아버지에게 ‘게임’이 안 된다.

우리나라에 산타클로스협회가 있다는 걸 알고서는 ‘참 살다보니 별 협회가 다 있군’ 싶었다.

 하지만 이 협회가 하는 일(물론 좋은 일이다)을 알게 되자 호감도가 급증했다.

예상대로 12월에 산타클로스협회의 ‘회장님’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서대문 사거리 인근 사무실에서 한국산타클로스협회 남철희(60) 회장과 마주 앉았다.

12월만큼은 ‘빅뱅’보다 더 분주하게 사는 남 회장은 명함을 건네자마자 일 얘기부터 꺼냈다.

“축구스타 홍명보 선수가 산타 복장을 하고 소아암 환자돕기 행사를 가졌다는 기사를 본 일이 있습니다.

좀 더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스포츠지 기자시니 다리 좀 놓아 주세요.”

그 동안 협회는 소년소녀가장돕기, 노인돕기, 북한어린이돕기, 장학사업 등 많은 사회사업을 펼쳐왔다.

요즘엔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보다는 ‘끌어내는’ 작업에 관심이 많다.

물질적인 도움도 중요하지만 문화·체육행사 등을 통해 청소년들로부터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해 하이원 리조트에서 3박 4일 간 연 불우 청소년 초청 스키행사가 대표적이다.

- 올해는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계십니까?

“산타마을을 운영해 보려고 힘을 많이 쏟았는데 안타깝게도 잘 안 됐어요.

한 지자체가 관심을 보여 잘 진행이 되어 가다가 막판에 중단이 되어버렸죠.

산타마을을 통해 불우이웃돕기 기금을 마련하려 했는데 올해는 못 하게 됐습니다.”

대신 46년째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결혼식을 올려 기네스북에 오른

김용신(국제신학대학원대학)·박수정(서라벌예술신학대) 교수 부부와 함께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들 부부의 47회 째 결혼식을 다문화 가정 등 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연 많은 커플들을 초청해 합동결혼식으로 거행하는 일이다.

“1004(천사)쌍이 목표입니다. 1004쌍이면 2008명인데,

마침 올해가 2008년이니 더욱 뜻이 깊지요. 12월 31일이 D데이라

시간이 많이 촉박하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22일에는 성탄신년열차가 발차한다.

천안에서 소요산까지 가는 1호선 지하철의 한 칸을 산타열차로 꾸며

승객들에게 성탄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한국산타클로스협회는 국제산타클로스협회의 한국지부이다.

본부는 산타클로스의 실제 고향인 터키에 있다.

언어, 종교, 민족을 초월한 사랑과 선, 평화, 형제애에 설립 목적을 두고 있다.

 

남철희 회장은 2004년 한국협회가 창립되면서 초대 회장을 맡았다.

2002년은 한일월드컵의 해. 터키인들은 한국 서포터스의 폭발적인 에너지에 놀랐고,

3·4위전에서 터키에 졌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깨동무를 한 채 우정을 나누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산타본부 역시 한국에 대해 싶은 감동을 느꼈다.

그래서 이전에는 없던 ‘평화의 나라상’을 이 해에 신설해 만장일치로 대한민국에 수여했다.

당시 상을 받기 위해 터키를 방문했던 남회장은 이 일로 국제산타협회와 인연을 맺었고,

 2년 뒤 한국지부가 생기면서 회장을 맡게 됐다.

무역회사를 경영하던 남 회장은 취임 후 사업을 접고 협회 일에 전념하고 있다.

스스로 중학교 2학년이 되도록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믿었다는 ‘산타키드’이다.

현재 한국산타협회에는 전국 7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 ‘산타클로스’ 하면 핀란드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요.

그곳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타클로스 마을이 있지 않습니까?

 

“1960년대에 핀란드가 산타마을을 조성했습니다.

헬싱키 북방 800km에 위치한 소도시 ‘로바니에미’의

한 우체부가 산타클로스에게 보낸 어린이 편지에 답장을 한 것이

산타마을의 시초라고 하지요.

2차대전을 겪으며 초토화되다시피 했던

핀란드의 정부가 국가 재건을 위해서는 관광산업 밖에 없다고 판단을 했고,

터키 태생의 산타클로스를 아예 핀란드에 ‘상주’시켜 버린 것입니다.

핀란드 산타마을은 산타클로스 상업화의 절정이라고 봐야죠.”

터키의 국제산타클로스협회와 핀란드의 산타마을은 실제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국제산타클로스협회가 사랑과 박애, 평화와 나눔을 위해 창립됐다면 핀란드의 산타마을은 잘 포장된 관광 상품이다.

한때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 스웨덴 등도 스스로 산타클로스의 ‘원조’임을 주장했지만

결국 최후의 승리는 가장 먼저 ‘깃발’을 꽂은 핀란드에게 돌아갔다.

- 산타클로스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사실이죠. 우리도 유감입니다. 산타를 이용해서 돈벌이를 하는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생기고 있어요.

제 생각은, 이용하는 것이야 뭐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산타클로스의 정신만큼은 이해해줬으면 하는 거지요.

서구사회에는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이 문화화 되어 있습니다. 내 수익의 일부를 남을 위해 배려하는 거지요.

하지만 우리는 ‘나만’ 또는 ‘내 가족만’이라는 의식이 강합니다.

우리 민족이 본시 정이 많고 이웃에 대해 베푸는 면이 많았는데 점점 각박해져 가고 있지요.

우리 산타들이 열심히 노력해서 사람들의 마음에 사랑을 지피고, 기부가 문화로 정착되도록 해야지요.”

남철희 회장의 꿈은 우리나라에도 산타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핀란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산타마을이다.

불우한 청소년들, 노인들, 외롭고 힘든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커뮤니티로 키우고 싶다.

겨울 한 철이 아니라 1년 내내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

“마을 안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도 많이 만들어야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세계 속의 산타마을이 돼야 합니다. 진정한, 모범적인 산타마을 말입니다.

산타클로스 본부에서도 제 제안에 대해 찬동하고 적극 지지하겠다는 뜻을 보내왔습니다.”

끝으로 협회의 회장이 아닌, 한국 산타클로스 대표로서 경기 침체로 우울해 하는

전 국민에게 산타 메시지를 ‘선포’해 달라고 요청했다.

“희망적인 생각과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비관한다고 결과가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긍정적이고 밝은 마음이 악조건을 극복하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산타클로스의 마법을 한 번 믿어보지 않으시렵니까?”

한국산타클로스협회 : 02-730-4123 (http://www.stclaus.or.kr)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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