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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소외된 이웃 찾아가는 '드림산타' 프로젝트 날짜 2015.12.16 10:51
글쓴이 운영자 조회 682

산타클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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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탄생 앞둔 애타는 기다림… 성탄의 기쁨과 평화 배가시켜
산타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절실하게 도움 청하는 이들의
마음 위로하고 서로 나눈다면 더없이 행복한 성탄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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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서 원고를 검토 중인데 거실에서 성탄을 알리는 캐럴이 들려왔다.

아내가 캐럴을 부르면 여섯 살 난 늦둥이 딸아이가 노래에 맞춰 무슨 악기를 들고 연주했다.

조용히 거실로 나가 보니 딸아이의 양손에 들려 있는 것은 핸드벨이었다.

성탄절 오전 예배에 또래 몇이 순서를 맡아서 연주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는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

집에서도 열심히 연습한다기에 언제나 한번 보려나 싶었는데,

가만히 지켜 서서 보자니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비록 박자는 엉성했어도

?"언제 이렇게 멋진 연주를 준비했느냐. 우리 딸이 최고"라고 아이 기를 살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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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聖誕).

거룩한 아기 예수의 탄생은 기독교의 절기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절기이다.

전적인 은총을 받아 이 땅에 사랑과 평화가 임하는 날이 성탄절이다.

그런데 위대한 탄생의 사건을 맞이하려면 4주간 기다림이 필요하다.

성탄일을 앞둔 4주간을 대림절(待臨節·또는 대강절)로 지키는데

성탄의 기쁨을 누리고자 준비하는 기간이다.

자녀를 열 달 동안 품어본 어미라면, 그리고 탄생의 순간을 지켜본 아비라면

기다림 끝에 준비된 기쁨의 참맛을 안다. 이렇게 아기 예수의 탄생을 학수고대하면서

애타는 기다림이 있어야 성탄의 기쁨을 체득할 수 있다.

딸아이가 성탄을 맞이하기 위해 진정한 기다림으로 연주회를 준비하는 건지는 장담할 수 없다.

단지 형형색색의 핸드벨에서 울리는 청아한 소리가 좋고 무대에 선다는 설렘 정도일 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 부부가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나게 된 저 아이가,

이 땅에 임한 위대한 탄생을 위해서 무언가를 준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가슴은 벅차올랐다.

저 아이를 통해 우리 부부에게도 사랑과 평화가 임했음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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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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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 집 거실에서 풍기는 분위기와는 전혀 반대로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지 않게 대체로 한산했다.

불황으로 은하수 전구나 시끌벅적한 캐럴마저 사치처럼 느껴지는 것인가.

그래도 12월에는 크리스마스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크리스마스가 어서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 중에는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모두가 잠든 밤에 찾아온 산타 할아버지가 몰래 선물을 두고 간다는 낭만적 이야기는

순수한 아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나는 유년 시절에 산타클로스가 있다고 믿지 않았다.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라는 캐럴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산타 할아버지 같은 어떤 좋은 사람이 나타나서

진짜로 필요한 선물을 주고 가기를 바랄 뿐이었다.

어린 나이에도 세상살이가 무척 고단하다고 느꼈던 나는

그 선물이 우리 가족의 근심을 덜어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

집안 형편이 남부럽지 않게 좋을 때도 있었지만 남을 부러워만 하는 형편이었을 때

내 나이는 너무 어렸다. 그래서 도움을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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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점점 살기 좋아진다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유년 시절의 나처럼

산타 할아버지 같은 사람을 기다리는 이가 많다.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무기력에 빠질 수도 있고,

겉으로는 씩씩한 척해도 집안 사정이나 형편이 좋지 못해 속으로 앓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그런 안타까운 사정을 안고 있는 분들이 페이스북 메시지나 우편으로

같이 기도해달라고 요청한다. 고달파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

더 씩씩하게 살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런 분을 위해 고달픔을 함께 지고 기도로 빌어 드린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다 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음에 좌절하던 어린 시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위해 마음으로 함께 응원을 해주시던 분들이 있었음을 믿게 된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어려움에 관심을 갖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움을 주면 누구나 산타클로스가 된다.

우리 교회는 올해 12월에도 '드림 산타'가 되어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을 만나러 간다.

드림 산타는 소외된 이웃들의 삶에 꿈과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지은 이름이다.

지난해에도 수천 명이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정성스러운 선물을 전달하러 갔는데,

그 자리에는 사랑과 평화가 임했고 성탄의 기쁨이 배가되었다.

12월의 기다림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기쁨을 서로에게 선물하게 해줬다.

'아기의 힘찬 울음소리가 어두운 밤의 적막을 깰 때,

우리의 긴 기다림은 비로소 희망의 빛으로 태어났습니다. 더없는 기쁨의 날입니다!'

올해 보내는 성탄 카드 메시지에 이렇게 적었다. 며칠 남지 않은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느 누구나 시름을 잊고 두 손 모아 기다리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끝에는 사랑과 평화가 임하여 모두가 기뻐하는 환호성이 들리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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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학중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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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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