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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공원에 놓고 간 5만원권 다발, 돼지저금통과 새해 인사 메시지가 적힌
A4 용지. A4 용지에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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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노송동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는 올해까지 16년 동안 17차례에 걸쳐 얼굴을 숨긴 채 기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
노송동 주민센터는 30일 "신분을 밝히지 않은 40~50대 추정 남성이
올해도 5000여만원의 기부금을 내려놓고 자취를 감췄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오전 9시 53분쯤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주민센터 옆 쉼터) 가로등 숲 안에 현금 박스가 있으니 가져가 달라"고 했다.
그는 2002년부터 매번 주민센터 부근에 현금이 든 쇼핑백이나 상자를 놓아두고
전화로 알리는 방식으로 기부를 해왔다.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공원에 놓고 간 5만원권 다발, 돼지저금통과 새해 인사 메시지가 적힌
A4 용지. A4 용지에는 '소년소녀가장을 위해 써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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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용지 박스 안에는 빨간 돼지저금통 1개가 놓여 있고,
5만원권 다발 10개가 그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함께 넣은 A4 용지에는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써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글씨가 인쇄돼 있었다.
이날 기부금은 5033만9810원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기부한 돈은 모두 4억4764만1560원으로 늘었다.
2000년 4월 한 남자 어린이에게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보내오면서 기부를 시작한 그는
2009년 세밑 기부 때는 쪽지에 간략한 사연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께서 안 쓰시고 아끼시며 모은 돈"이라며
"어머님의 유지를 받들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고 했다.
박병국 노송동 주민센터장은 "보내온 성금을
지역 소년소녀 가장과 독거노인을 돕는 데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6년 전 노송동 주민센터 옆에 얼굴 없는 천사를 기리는 비를 세운 데 이어,
올해는 기념 쉼터를 조성했다.
노송동도 매년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해 축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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