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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난 '신발 퍼주기 대장' 날짜 2016.04.21 11:24
글쓴이 운영자 조회 836

'신발 퍼주기 대장'5000만 켤레, 맨발에 신겼죠?

[한 켤레 팔면 한 켤레 기부 10'탐스' 창립자 마이코스키]

 

벚꽃이 성급하게 터져버린 봄날이었다.

?신발회사 탐스(TOMS)의 창립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Mycoskie·39)

1일 서울 성수동 서울숲에서 꽃그늘에 맨발로 앉아 명함을 건넸다. 회사 창립 10주년을 맞아 서울에 왔다고 했다.

?받아든 명함엔 '신발 퍼주기 대장(Chief Shoe Giver)'이라고 적혀 있었다.

?사장(CEO) 같은 직함은 없었다. "그럼 사장님이 아닌가요?" 묻자 마이코스키는 고개를 저었다

. "지금 회사엔 전문 경영인이 따로 있어요. 나는 회사를 이끄는 사람이긴 하지만 사장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껏 해온 가장 중요한 일이 신발을 나눠주는 일이었으니, 내 직함은 신발 퍼주기 대장 하나면 족하죠."

마이코스키의 구릿빛 곱슬머리가 봄바람에 와락 헝클어졌다.



탐스슈즈(TOMS shoes)의 창업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

20109월 아르헨티나 빈민가의 한 어린이에게‘100만 번째 기부 신발을 신겨주고 있다.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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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새 신발을 선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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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기부를 하기 위해

한 켤레 구매에 한 켤레 기부

마이코스키가 스스로를 '신발 퍼주기 대장'을 자처한 것은 2006년부터다. 당시 29세이던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구석구석을 도는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가 본 건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즐겨 신는 '알파르가타'라는 신발. 캔버스 천으로 발을 감싼 형태가 간결하고 근사했다.

몇 군데 손을 봐서 내놓으면 어디서도 잘 팔릴 것 같았다.???

또 하나, 맨발로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게 됐다. 신발 살 돈이 없어 맨발로 걷는 아이들 발은 상처투성이었다. 피가 나고 물집이 잡혔다.

감염이 돼서 발이 단단하고 두꺼워지는 상피병(象皮病·코끼리 피부병)이나 파상풍에도 자주 걸린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신발을 나눠주는 미국인 자원봉사자도 만났다.

그 여성은 "기부 받는 신발이 일정하게 들어오지 않아 부족할 때가 많다"고 했다.

마이코스키는 그때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가난한 아이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면 어떨까.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기부를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그가 만든 것이 '내일의 신발(Tomorrow's Shoes)'이라는 뜻을 담은 탐스다.

한 켤레를 사면 또 다른 한 켤레가 지구 어딘가 맨발의 아이에게 전해진다는 일대일 기부, 이른바 '원 포 원(One for One)' 구호는 금세 소문이 났다.

신발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미국 LA에서 인턴 직원 세 명과 함께 시작했던 회사 탐스는 전 세계 1000여곳에서 매장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탐스는 올해 초까지 5000만켤레를 팔았다. 지금껏 신발 5000만켤레를 70여개국 아이들에게 나눠줬다는 뜻이기도 하다.

탐스 10주년을 맞아 만난 마이코스키는 "이 인터뷰에 집중하기 위해 오전 일찍 일어나 20분 동안 명상하고 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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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스'의 창립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1일 서울숲에서 신발은 벗어 손에 들고 맨발로 선 채로 사람들을 맞았다.

?"반가워요!" 티셔츠에 구겨진 바지, 수염이 아무렇게나 자라난 턱선, 사업가라기보단 쿨한 연예인 같은 모습이었다. 마이코스키는

"돈이 없어 신발을 사지 못하는 아이들의 삶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는 매년 '신발 없는 하루'를 보내는 행사를 한다.

오늘도 그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이렇게 신발을 벗고 섰다"고 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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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대일 기부를 통해

삶이 달라질 계기를 선물??

?

10년의 나눔, 세상을 바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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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준다고 아이들의 삶이 달라집니까.

?

"그럼요. 신발을 신은 아이들은 일단 학교에 갑니다. 발이 편하니까 공부할 의지가 생기는 거죠. 10주년을 맞아서 전문기관(보스턴 컨설팅그룹)에 의뢰해

우리가 신발을 건네준 아이에 대해 전수조사를 했는데, 아이들은 처음으로 새것(something brand new)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요.

지금껏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나만을 위한 것'을 쥐고 나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스스로를 높게 평가하게 된다는 거죠.

이 경험은 미래를 바꿔놓기도 하고요. 단순히 발을 덜 다치고 질병에 덜 걸리는 것을 넘어선 놀라운 결과죠."

??

그렇다고 빈곤이 해결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

"탐스가 성장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비판이 그것이죠. 기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요. 동의합니다. 빈곤이 해결되려면 무엇보다 교육이 필요하고 일자리가 필요하죠.

일대일 기부는 일단 아이들의 삶이 달라질 첫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해요. 누구에게나 인생을 바꿔놓을 '사건'이라는 게 필요하니까요.

희망과 기쁨, 힘을 얻는 순간 말이죠. 우리에게 신발은 그런 의미예요. 발을 다쳐서, 몸이 아파서, 신발이 없어서 학교에 갈 수 없는 아이들에게

?'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일단은 신발을 신겨놓고 그다음에 해결책을 제시해야죠.

아이들이 신발을 받아들 때 표정과 눈빛을 보면 제 말이 무엇인지 바로 알 겁니다.

일자리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수용해서 최근 몇 년 동안은 공장을 세우는 데 힘을 쏟고 있어요.

지금은 중국·인도·케냐·에티오피아·아이티·아르헨티나 등에 있습니다."

?

공장은 어떻게 운영되나요?

?

"조금씩 다릅니다. 아르헨티나 공장은 우리가 처음 탐스 신발을 만들어낼 때부터 같이했던 곳이고요, 아이티 공장은 재작년에 세웠어요.

지금까지 40명 정도 고용했을 겁니다. 중국은 2008년에 세워서 200명 정도를 채용했고요. 채용할 때 몇 가지 원칙이 있어요.

첫째, 우리가 공장을 소유하지 않는다는 것. 현지 제조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을 나눠 공장을 운영합니다.

이건 탐스뿐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한 것이니까요. 둘째는 남녀 성비를 동등하게 한다는 것. 제조업일수록 여성 인력이 차별을 받기 쉽거든요.

?가난한 미혼모 등이 일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게 중요해요. 셋째는 기술을 가르친다는 것. 신발을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는 데 굉장히 큰 공을 들여요.

기술이 있으면 나중에 또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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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천으로 만든 '탐스' 신발. /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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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두 켤레 값으로 구매

나머지 한 켤레는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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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가 아닌 캠페인 입니다"

마이코스키는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출신이다. 10세부터 테니스 선수로 활동했고 서던 메소디스트대학에도 선수 장학금을 받고 들어갔지만,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대학도 중퇴했다. 이후 그는 먹고살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다. 대학생들을 상대로 세탁소 사업을 했고,

케이블방송과 자동차 운전 학원도 했다. 이 중 몇몇 사업체는 성공해서 큰 이윤을 남기고 팔기도 했지만, 망한 적도 있다.

마이코스키는 "탐스는 내가 돈을 버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은 첫 번째 사업이었다.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했던 일이 가장 큰 성공을 거뒀다는 건 정말이지 기적이다"고 했다.

?

그럼 탐스는 어떻게 이윤을 냅니까.

?

"쉽게 말해 고객이 한 켤레를 살 때 두 켤레 값을 낸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우리가 가져가는 이익은 최소화하고요.

다른 회사들처럼 수백만달러씩 내면서 광고를 하거나 마케팅 비용을 들이는 대신 우리는 우리 회사 이야기를 전파하죠. 젊은 세대에겐 그게 더 효과적입니다.

저는 그 복음(Toms's Gospel)를 전하려고 전 세계를 다니는 사람이고요."

?

당신은 장사꾼인가요, 사회운동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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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은 이제 아닌 것 같네요(웃음). 처음엔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영감을 주는 사람(inspi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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