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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남몰래 집 짓는 '나눔 베테랑' 부부 날짜 2016.07.19 11:35
글쓴이 운영자 조회 597


남몰래 집 짓는 '나눔 베테랑' 부부 - 배우 이재룡·유호정    

 

해비타트 부부 홍보대사 13

이제는 건축 봉사 이끄는 리더로

몰래 기부 이어 나눔 행사 직접 기획  

 

전남 사평초 4학년에 재학 중인 임언희(10)양은 지난해 얼굴 없는 천사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았다.  

선물의 정체는 주방과 욕실이 딸린 '새집'.   

필리핀인 엄마와 환갑이 넘은 아빠, 중학생 큰오빠와 지적장애 1급인 둘째 오빠까지   

다섯 식구가 함께 살던 임양의 집은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쥐와 지네가 수시로 출몰하는 낡은 한옥이었다  

그리고 올해 1월 주택 헌정식이 치러지기 직전, 천사들의 정체가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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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이재룡·유호정


오랜 기간 한국 해비타트의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배우 이재룡(52·사진 왼쪽), 유호정(47·사진 오른쪽) 부부가

 남몰래 기부한 1억원이 임양 가족의 보금자리 건축에 쓰였던 것     

조혜원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이재룡, 유호정 부부의 '비공개' 나눔 스토리는 이뿐만이 아니다  

2004년부터 무기명으로 난치병 어린이를 위한 치료비를 기부해왔을 뿐만 아니라  

가족이 모두 함께 과테말라·방글라데시·필리핀·에콰도르 등 해외 아동을 10년째 후원하고 있다  

연예인 절친 부부들과 힘을 모아 직접 자선 바자회와 모금행사를 기획하고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2009년에는 복지부장관 표창까지 받았다.  

 

부부가 함께 이처럼 오래도록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온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달 14, 청담동 리유빌딩에서 두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가정''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집 짓는 부부 홍보대사

"아내랑 결혼할 때 '!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했는데, 살다 보니까 나라 정도가 아니라

지구를 구한 느낌이더라고요. 주변 사람의 손을 잡아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큰 사람입니다."(이재룡) 

    "결혼 전엔 나눔에 대해 참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신랑이 나누는 걸 그렇게 좋아해요.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스타일이고, 굉장히 긍정적이죠.

그 영향을 받아서인지 이제는 저도 '할 수 있는 것 하나라도 먼저 하자'는 자세로 바뀌더라고요."(유호정)

     처녀, 총각 시절부터 봉사와 나눔을 실천해온 두 사람이지만 부부가 된 이후 모습은 사뭇 다르다.

이씨는 이웃을 생각하는 아내의 섬세함을 배웠고, 유씨는 남편을 따라 '행동파 나눔인'으로 바뀌었다. 가족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일까.

두 사람은 2003년부터 13년째 한국 해비타트의 부부 홍보대사로서 활동 중이다.

알게 모르게 여러 비영리단체를 후원해왔지만, 부부 동반으로 전면에 나선 단체는 해비타트가 유일하다. 

 

"주거 지원을 통해 가정의 회복을 돕는다는 게 정말 좋았어요. 그런 일에 가족의 모습으로 동참해달라는 제의를 받아서 더 기쁘게 수락했던 것 같아요.

홍보대사를 맡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 천안 입주식 현장에 갔는데 홈파트너(입주자) 어머님이 많이 우시더라고요.

'매일 바깥으로 돌던 남편이 안정적인 보금자리가 생기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고요. 우리가 못질해서 세운 것은 ''이 아니라 '가정'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내가 이 일을 평생 해도 보람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유호정) 

     명칭은 '부부 홍보대사'지만, 두 사람의 활동 내용을 살펴보면 오히려 '열혈 봉사자'에 가깝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으로 바쁜 스케줄 가운데 시간이 날 때마다 해비타트 건축 현장을 찾기 때문. 가장 일손이 급할 때 진행되는 번개건축 참가만 7번이다.

이씨는 2010년부터 아예 '해비타트 크루리더(Crew Leader)'로 자리매김했다.

크루리더는 자원봉사자 6~10인을 통솔하며 건축 공정을 지휘하는 사람으로, 앞서 해비타트 봉사에 꾸준히 참여했거나 건축을 전공한 이들이 2주간의 합숙을 거쳐 임명된다.  

 

"처음 강릉으로 번개건축 봉사를 갔을 때가 생각나네요. 여름이라 정말 힘들었거든요. 처음 해본 거라 요령도 부족하고요. 그런데 쉴 수가 없더라고요.

 거기 오신 분들 모두 소중한 시간을 기꺼이 남을 위해 쓰겠다고 오신 거잖아요. 그 사이에서 어떻게 대충대충 요령을 피울 수 있겠어요.

 '연예인이니까 잠깐 하다 말겠지'라는 인식을 주고 싶지 않아서 하나도 안 힘든 척 이를 악물었죠.

지금은 노하우가 생겨서 좀 괜찮습니다(웃음). 땀에 흠뻑 젖어서 집에 돌아올 때의 성취감은 최고죠."(이재룡)

 

두 사람이 이처럼 봉사에 각별한 가치를 두는 이유는 '''시간'의 정직함을 알기 때문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이 두 가지 요소가 '의지'와 만나 누군가를 도울 때의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해비타트의 홈파트너는 일정 시간 이상 건축 작업에 함께하게 돼 있어요. 받기만 하는 수혜자가 아니라 파트너로서

떳떳하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사 현장에서 홈파트너를 몇 번 뵌 적이 있는데,

누구보다 꼼꼼하게 일손을 보태시는 게 참 감동이었어요.

제가 해비타트의 열렬한 지지자가 된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나눔의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잖아요."  

 

봉사부터 기부, 기획까지 '나눔 베테랑' 부부"더 많은 사람 참여 이끌고파"  

 

두 사람이 부부로서 함께한 여러 나눔 중 2004년부터 시작한 저소득 어린이 환자 치료비 지원은 특히 각별하다.

서울대어린이병원에 매년 5000만원을 무기명으로 지원하던 것이 뒤늦게 세상에 알려진 이후에도,

부부는 병원과 병동을 바꿔가며 어린이 환자에 대한 지원을 이어갔다.  

 

"아는 의사선생님을 통해 우연히 한 소아암환자의 사연을 듣게 됐어요. 건강해질 수 있는 아이인데,

수술비가 없어 차일피일 치료를 미룬다는 말에 가슴이 먹먹했죠.

 태연이를 낳기 전 두 번의 유산을 겪었던지라 아이가 아프다는 이야기에 더 애가 탔던 것 같아요. 아예 수입이 없는 가정이면 지원이라도 받을 텐데,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기에 기부를 결심했었죠."(유호정)  

 

2005년에는 아예 직접 나눔 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아내 유씨가 오연수·이윤미·최지우·윤유선 등 연예인 동료를 모아 연말 자선바자회를 연 것.

아내가 손수 애장품을 모으고 기업 후원을 조율하는 동안 남편은 스태프 역할을 도맡았다.

수익금은 매년 가장 도움이 필요한 단체를 찾아 후원했다. 이 자선바자회는 그 후로 무려 10년 동안이나 지속됐다.  

 

아내의 행동이 자극이 됐던 걸까. 2013년에는 남편 이씨가 팔을 걷어붙였다.

주영훈·손지창 등 연예인 동료와 지인 한 명을 포함해 남자 넷이 손잡고 '베이비박스(자녀를 키울 수 없게 된 부모가

아기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임시 보호 상자)를 위한 후원의 밤'을 기획한 것.

자선경매물품 섭외부터 초청리스트 작성, 모금액 정산과 후원자를 위한 사후 보고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했다.

이씨는 "나눌 수 있는 기회만 만들었을 뿐인데, 반응이 뜨거워 무척 놀랍고 기뻤다" 면서

 "의지가 있는데 몰라서 못 나누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또 한번 깨달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사실 저희의 기부나 나눔이 화제가 될 때마다 아직은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하지만 좋은 일에는 사람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걸 나눌수록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조금이나마 주변을 따뜻하게 물들여 가는 것,

그게 저희 부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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