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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숙제 끝낸 듯 후련… 기부는 행복입니다 날짜 2016.12.25 18:38
글쓴이 운영자 조회 1071


"삶의 끝에서 한 기부… 숙제 끝낸 듯 후련"


[1] 나눔 실천 시한부 환자 박춘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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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박웃음 짓는 노신사 얼굴이 평온했다."어휴~ 후련하지요. 숙제를 못 한 것처럼 마음이 아주 급했는데…."
 말기 암 판정을 받은 뒤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박춘길(73)씨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지만 기부를 했더니 너무 즐겁고 후련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단풍이 곱게 물든 경기도의 한 거리에서 박씨가 단풍보다 고운 웃음을 짓고 있다. /박상훈 기자

올 7월 갑작스럽게 말기 癌 판정
지난 4일 경기도의 한 거리에서 만난 박춘길(73)씨는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떼며 연방 "후련하다. 기분 참 좋다"고 했다.
그는 '내년 2월까지'란 시한부 판정받은 말기 암(癌) 환자다. 피부·뼈까지 이미 암이 번졌다.
"가슴이 답답하고 다리가 저려 7월 21일 병원을 찾았어요. 여기저기 검사를 많이 하더라고…."
박씨는 "마음의 정리를 하다 보니까 (2년 전에 했던) '결심'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고 했다.
지난 9월 5일 박씨는 이 결심을 실행에 옮겨 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2년전 '경비원 기부' 보고 결심한아너 소사이어티 가입 서둘러

◇'경비원 기부' 소식에 감명

그가 거액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계기는 2014년 12월에 난 조선일보 기사였다. 한성대 경비원 김방락(69)씨가
박봉을 쪼개 모은 돈 1억원을 기부했다는 소식이었다. "'아! 대단한 사람이다'고 생각했어요.
머리에 '땅' 하는 느낌이 들었지요. 나는 이분보다는 넉넉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
박씨는 "그때 가족들에게 '나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되겠다'고 아예 선포를 했다"고 했다.
그렇게 결심하면서 실행에 옮길 날이 여러 해 남은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 체력이 약해진 정도로 생각하고 찾은 병원에서 시한부 인생 선고를 받은 것이다.
"빨리 기부해야겠다고 마음이 급해졌지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콜센터에 연락하고는
병원 예약이 없던 9월 초에 약정서에 곧장 서명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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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훈 기자

인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은 남는다'고 하던 그의 눈에서 한 줄기 눈물이 흘렀다.
그래도 한껏 웃으며 "기부를 했더니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더군요"라고 했다.
가족들도 박씨의 뜻에 "110% 잘하셨다"며 응원했다고 한다.
"돌이켜 보니 나는 인덕(人德)이 많았어요. 여러 사람 도움으로 인생 즐겁게 살았지요."
박씨는 울산 울주군 벼농사 짓는 부모 슬하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고교에 진학하기 어려울 정도로 집안이 넉넉지 못했다고 했다. "같은 동네 친구였던 부잣집 딸이
 '나는 공부 생각 없다'며 당시 돈 3만원 거금과 함께 고교 입시에 쓰라며 책 8권을 사주더군요."
그 도움 덕에 부산 명문 경남공고에 진학했고 대학(부산공업전문학교)에선 화학공학을 전공해
"학과 수석을 차지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공대에서 과 1등 하면 나라에서 공기업 취직을 시켜주던 시절이었어요."
1960년대 대한석유공사(지금의 SK)에 입사해 30년 넘게 일하고 1997년 퇴사했다.
"서울에 집 장만하고 가끔 부부 여행도 다니며 평탄한 삶을 살았어요.
그런데 고교 진학 때 받은 도움이 평생 마음의 빚으로 남더군요."
박씨는 그동안 수해(水害) 소식 등 이웃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 들리면
20만원씩 흔쾌히 기부해 온 것이 "이 빚을 갚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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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훈 기자
"나는 살 날 얼마 안 남았지만젊은세대, 희망 갖고 살았으면"

◇"기부가 희망이 되길"

지금 박씨는 많이 야위었다. 160㎝ 키에 몸무게 41㎏. 통증에 잠 못 이루는 날도 점점 많아졌다.
주위에서 '인터뷰는 무리'라고 만류하기도 했지만 '나눔이 더 퍼졌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안고 인터뷰에 응했다고 했다.
"1000만 서울 사람 중에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기부자가 내가 163호라고 해요.
 너무 적지요. 0.01%도 안 된다는 데 깜짝 놀랐어요."
박씨는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닌 것 같다"면서 "어렵고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나요?
생(生)과 사(死)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하더군요.
나는 살날이 며칠 안 남았지만 그래도 젊은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가 다 드러나도록 한껏 웃으며 또다시 "후련하다"고 했다. ▶기사 더보기


팥죽 할머니·학원 원장·횟집 주인… "우리도 기부왕"

[2] "기부, 부자들 전유물 아냐"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도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들은 살뜰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쾌척하면서 "진정한 부자는 자신을 위해 많이 쌓아두기보다

남을 위해 더 많이 베푸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진짜 부자'"라고 했다.


◇팥죽 팔아 1억7000만원 기부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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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11월 9일 서울 삼청동 서울서둘째로잘하는집. 팥죽 팔아 아너소사이어티 가입한 김은숙 할머니. /이진한 기자
2011년부터 총 1억7000만원 기부"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 됐으면"


2011년 9월 하늘이 청명(淸明)했던 어느 날 김은숙(77) 할머니는
팥죽 팔아 모은 5만원짜리 지폐 20장을 정성스레 봉투에 담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가게를 나섰다. 서울 광화문역 근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회관까지 걸어가면서
"한 푼 두 푼 어렵게 벌었는데 라는 망설이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봉투를 건네는 순간 김 할머니는
 "내가 '한 단계' 넘어섰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이날 김 할머니는 매달 100만원씩 기부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부금은 매달 200만원, 300만원씩으로 커졌다.
어느덧 1억7000만원을 넘어 자연스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김 할머니는 "더 많이 베풀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니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는 자긍심이 샘솟았다"고 말했다.

◇국어교습소 선생님, 횟집 사장님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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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불우이웃을 위한 1억을 쾌척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정진아국어교습소의 정진아원장이 11일
 "'자신의 가난한 어린 시절의 기억'이 기부를 한 계기였다"며
50대에 들어서면 다시 한번 기부를 할 생각을 밝혔다. /이진한 기자

생일때마다 선물 대신 기부 부탁"아이들에게 나눔 가르치고 싶어"
제자들 기부 가르치는 정진아 원장

인천에서 15년째 작은 국어 교습소를 운영하는 정진아(여·46) 원장은 생일마다 제자들에게 선물 대신 기부를 부탁한다.
제자들이 3000원에서 1만원 정도를 내면 여기에 본인 돈 100만원을 보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기부자명은 학원 아이들 이름으로 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복도 게시판에 붙여 아이들이 오가며 볼 수 있게 한다.
정 원장은 "기부도 훈련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에게 남을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고 싶어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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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씨는 횟집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김영근 기자

고모부에게 회도 기부도 배워"나눔의 기쁨 주위에 전파할 차례"
횟집 월세만큼 기부하는 차현준 씨

전남 순천에서 횟집을 하는 차현준(40)씨는 '횟집 스승'인 고모부 김경수(55)씨에게 회 뜨는 기술과 함께 기부 정신도 전수받았다.
김씨와 부인 차정례씨는 여수에서 유명한 '기부 천사' 부부로, 둘 다 아너 회원이다.
어렵게 사업하면서도 남 돕는 일에 인색하지 않던 김씨 부부 모습을 보면서 차씨는 "남을 돕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믿게 됐다"고 했다.
지난 2012년 8월 순천에서 횟집을 열었을 때 "개업 기념품 같은 데 돈 쓰지 말고 불우 이웃을 도우라"는 김씨의 조언을 받아
차씨는 100만원을 장애인협회에 기부했다. 처음엔 장사가 잘 안 됐지만 수익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자
차씨는 그중 일부를 꼭 기부금으로 냈다.
나중엔 오히려 "기부금을 내기 위해서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기사 더보기


"기부동참에 병상 아버지가 등 토닥여줬죠"
[3] 급증하는 가족 아너소사이어티
故 윤병철 하나은행 회장 가족

"아버지는 평소 '나눔이란 나에게도 필요한 것을 내주는 것이지, 쓰고 남는 걸 주는 게 아니다'고 하셨어요.
제가 '아버지 따라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병상에서 산소호흡기를 낀 채로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 올리셨죠. 그러고는 그 큰 손으로 제 등을 조용히 쓰다듬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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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윤병철(오른쪽) 회장이 지난 2013년 막내딸 혜준씨와 그리스를 여행하며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막내딸은 병상의 아버지를 따라 기부를 결심했다. /윤혜준씨 제공

고(故) 윤병철 하나은행 초대 회장의 막내딸 윤혜준(42)씨는 본지 인터뷰에서 아버지에게
자신의 아너 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개인 기부자 모임) 가입을 알리던 모습을 이렇게 그려냈다.
지난달 14일 별세한 윤 전 회장은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 "늦기 전에 나와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1억원을 기부했고,
같은 날 아내 이정희(80)씨와 막내딸 혜준씨도 함께 1억원씩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가족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자식들을 가르치셨어요. 누워서 TV 보는 아버지 모습을 평생 본 적이 없어요.
아버지가 책을 잡고 있으면 자식들도 책을 잡았고, 어르신들께 인사하면 저희도 따라 인사를 했죠."
막내딸은 병상의 마지막 기부까지 따라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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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장과 부인 /윤혜준씨 제공
휴지 반으로 갈라 쓴 검소한 삶…윤회장 뜻따라 부인·딸도 기부

"(1억원 기부를 위한) 기탁서에 도장 찍으려고 꺼낸 아버지의 도장집이 50년 묵었더라고요. 평생 서류 가방은 딱 두 개였어요.
하나가 구멍이 날 정도까지 해지자 하나를 더 사셨지요. 구멍 난 양말도 기워서 신으셨고요."
윤 전 회장은 휴지도 한 장 뽑으면 반으로 갈라 쓸 정도로 검소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렇게 모은 돈을 인생의 마지막 행로에서 어려운 이웃에게 선뜻 내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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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희망 2017 나눔 캠페인 출범식’및‘사랑의 온도탑’제막식 행사가 열렸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내년 1월 31일까지 이웃 돕기 모금을 위해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
목표 모금액은 3588억원으로 정했다. /성형주 기자

부부·부녀·모녀·형제…기부名家 5년새 500% 급증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부부나 부자, 부녀, 모녀, 형제 등 다양한 형태의 '기부 명가(名家)'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1년 두 가족에서 2013년 22가족, 지난해 83가족에 이어 올해(지난 18일 현재)는 116가족, 총 253명까지 불어났다.
전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1340명)의 19%다.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가족 아너 소사이어티가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새로운 특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함께 기부하니 뿌듯함도 2배"… 마음까지 닮은 '부부 아너'들


[4]'부부 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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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병철 100호 탄생 눈앞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김성주·김영우 부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김성주·김영우 부부


남편 김성주(53) 오토피아 회장과 함께 각각 1억원씩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부부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아내 김영우(51) 갤러리 썸머 대표는 27일 인터뷰에서 연신 "부끄럽다"고 했다.
"여행서 부부 아너 만난 뒤 결심"
부부는 '나눔'이란 선한 마음도 닮는 모양이다. 이 부부는 지난 2월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기부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남편과 제주도에 갔다가 돼지고기 구이 맛집에 들렀어요. 줄 서서 기다리다 이 식당 대표 부부가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는 신문 스크랩을 보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맛집 대표에게 '기부했더니

너무 뿌듯하고 좋다'는 말씀을 듣고 저희 부부가 큰 감명을 받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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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임길포·전양순 부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임길포·전양순 부부


㈜우리텍 임길포(63) 대표와 아내 전양순(60)씨 부부도 나눔이 몸에 밴 '부부 기부왕'이다. "기부에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 부부는 최근 부부 공동 소유 건물을 처분하고 생긴 차익을 주저없이 '기부하자'고 마음을 모았다고 한다.

임 대표는 부모를 통해 '기부 DNA'를 물려받은 것 같다고 했다. "불교에 무재칠시(無財七施)라는 말이 있어요.

돈이 없더라도 따뜻한 말 한마디, 정다운 미소도 기부라는 얘기이지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모습이 저에게 영향을 준 것 아닐까요."
'부부 아너' 100호 탄생 눈앞
임 대표는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내 전씨는 "주변에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가도 아는 분들에게

 '나도 기부해야겠다'는 얘기를 들을 때 뿌듯하다"고 했다. ▶기사 더보기


"어려운 퍼팅 들어갔을 때보다 기부할 때 더 뿌듯해요"

[5] '나눔 챔피언' 골프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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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했을 때 얼마나 행복하냐고요? 엄청나게 어려운 퍼팅을 성공했을 때 느껴지는 행복보다 더 큰 것 같아요."
 박인비 선수가 경기도 리베라 컨트리클럽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상징물을 들고 있다.
박 선수는“우리 사회에 기부 문화가 더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아너 회원 가입한 박인비 선수,8년간 기부 총액 4억5000만원

최근 경기도 화성시 리베라 컨트리클럽에서 만난 박인비(28) 선수는 "골프에서 좋은 성적을 냈을 때 성취감도
무엇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크지만, 행복감으로 따지자면 기부를 했을 때와 비교할 것이 없더라"고 했다.
박 선수는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금의환향하고는 지난 9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전달해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응원해주신 분들의 성원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방법으로 '기부'를 택한 것이지요."
박 선수는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상금의 10%(약 6000만원)를 기부금으로 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껏 기부금 총액만 4억5000만원에 이르는 '기부 챔피언'이기도 하다.
박 선수는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올겨울 추위에 걱정이 클 이웃들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선수 이외에도 그간 국내 골프 선수들은 걸출한 실력만큼이나 '통 큰' 기부 행렬을 이어가는 중이다. ▶기사 더보기


"기부만 하면 아쉬워… 땀 흘리는 봉사 나섰죠"

[6] 봉사활동하는 아너 회원들


지난달 30일 3~4층짜리 가건물이 다닥다닥 붙은 서울 중구 남대문로 '쪽방촌'에 모처럼 훈훈한 온기가 돌았다.

1억원 이상 고액 기부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 서울 지역 회원 15명이 이곳에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50가구를 찾아가

겨울철 생필품을 전달하고 벽지를 도배하는 봉사활동을 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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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0일 아너소사이어티 회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서울 후암동 인근 쪽방촌을 찾아 방한용 벽지를 바르고 있다. /김지호 기자

서병철(60) 전 동산섬유 회장은 쌀과 부탄가스, 라면, 양말 등을 담은 월동 물품 세트를 챙겨 독거 노인 이봉훈(75)씨가 사는
4평짜리 단칸방을 찾았다. 서씨는 서울 광진구에 있는 건물 임대 수익금 등을 포함해 매년 2000만원씩 기부하기로 결심하고
지난 2014년 1월 아너 회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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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발족한 서울 아너 클럽은 167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을 갖다가 "만나서 밥만 먹고 헤어지기보다
봉사를 하면 더 뜻깊을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처음엔 매년 한 차례 봉사활동을 하다 올해부터 두 차례로 늘렸다. 
 이 클럽 안병근(73) 대표는 "봉사 모임을 앞으로 점점 더 늘려갈 생각"이라며 "물질을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땀 흘려가며 남을 도울 때 보람이 더 크다"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기부는 나이 든 뒤에? 젊어서도 할 수 있죠"

[7] 3040 젊은 아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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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동훈‘ 디오피스’대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업가 안동훈씨

"저 '금수저'는 아녀요. 제가 스스로 번 돈으로 기부한 겁니다."

젊은 사업가 안동훈(35)씨는 7일 본지 인터뷰에서 "'기부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 같다"며
 "증권사 취직해서 모은 돈, 창업해서 얻은 첫 수익금 보태서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4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내고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다.

"10년 안에 부부 아너 되는 게 꿈"

안씨는 "'젊은 사람이 큰돈 기부했다'고 하면 원래 돈 많은 집에서 태어났겠거니 하겠지만,
서울의 40평대 아파트 사는 전형적인 중산층 부모 슬하에서 자랐다"고 했다. 
안씨는 "TV에서 어려운 이웃 나오면 기부 ARS 번호 누르시는 부모님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며
"지난 2014년 조선일보 지면에서 '고액 기부하는 사람이 해마다 부쩍 늘고 있다'는 기사를 보고
마음이 참 따뜻해져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내에 아내도 1억원을 기부해 부부 아너 회원이 되는 것이 우리 부부의 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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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대훈(45) 박문각남부고시학원 강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학원강사 어대훈씨

안씨 같은 자수성가형 젊은 기부자가 나눔 활동에 적극 나서면서 아너 회원의 주춧돌이 되고 있다.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전체 아너 회원 1368명(6일 현재) 중에 50세 미만 회원은 248명으로 18.1%를 차지하고 있다.
박문각 남부고시학원 사회복지 전문강사인 어대훈(45)씨 역시 지난 2014년 12월 아너 회원에 이름을 올렸다.
 그 역시 월급 받아 적금 부은 돈을 기부한 생활형 기부자다.
"돕겠다는 의지가 나를 성장시켜"
"기부는 할 수 있을 때 많이 하는 게 좋은 것 아닌가요."
어씨는 "2014년 말 세상을 뜨신 아버지를 수목장으로 모시면서 '우리 인생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생각을 했다"면서
 "기다릴 것 없이 마치 '습관'처럼 아낌없이 베풀고 도우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나눔 전도사'다. 어씨는 "남을 도우려면 먼저 내가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남을 돕겠다는 의지는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제자들에게 말하고 있다"며
 "결국 기부는 인생 성공을 이끄는 묘약이더라"고 말했다. ▶기사 더보기

"기부는 나이 든 뒤에? 젊어서도 할 수 있죠"

[기부는 행복입니다] [7·끝] 3040 젊은 아너들사업가 안동훈씨 -

 "10년 안에 부부 아너 되는 게 꿈"학원강사 어대훈씨 -

 "돕겠다는 의지가 나를 성장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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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40대 젊은 나이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1억원 이상 기부자 모임)이 된 안동훈(35·왼쪽)‘ 디오피스’대표와

어대훈(45) 박문각남부고시학원 강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저 '금수저'는 아녀요. 제가 스스로 번 돈으로 기부한 겁니다."젊은 사업가 안동훈(35)씨는 7일 본지 인터뷰에서 "

'기부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하는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 같다"며

"증권사 취직해서 모은 돈, 창업해서 얻은 첫 수익금 보태서 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4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내고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했다.안씨는

 "'젊은 사람이 큰돈 기부했다'고 하면 원래 돈 많은 집에서 태어났겠거니 하겠지만,

서울의 40평대 아파트 사는 전형적인 중산층 부모 슬하에서 자랐다"고 했다.

그는 2007년부터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2014년엔 투자회사 '어니스트 인베스트먼트'를,

올해 5월엔 사무 공간을 대여하는 '디 오피스'를 차려 대표직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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