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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팥죽 할머니·학원 원장·횟집 주인… "우리도 기부왕" 날짜 2016.11.17 14:00
글쓴이 운영자 조회 790
 

"기부, 부자들 전유물 아냐"

팥죽 팔아 기부 5년 김은숙 할머니
2011년부터 총 17000만원 기부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 됐으면"
- 제자들 기부 가르치는 정진아 원장
생일때마다 선물 대신 기부 부탁 "아이들에게 나눔 가르치고 싶어"
- 횟집 월세만큼 기부하는 차현준 씨
고모부에게 회도 기부도 배워 "나눔의 기쁨 주위에 전파할 차례" 

 

 

1억원 이상 기부자들의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사람'들도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이들은 살뜰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에게 쾌척하면서

"진정한 부자는 자신을 위해 많이 쌓아두기보다 남을 위해 더 많이 베푸는 사람"이라며

 "우리가 '진짜 부자'"라고 했다. 

 

팥죽 팔아 17000만원 기부한 할머니

20119월 하늘이 청명(淸明)했던 어느 날 김은숙(77) 할머니는

팥죽 팔아 모은 5만원짜리 지폐 20장을 정성스레 봉투에 담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가게를 나섰다.

서울 광화문역 근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 회관까지 걸어가면서

 "한 푼 두 푼 어렵게 벌었는데 라는 망설이는 마음이 없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봉투를 건네는 순간 김 할머니는

"내가 '한 단계' 넘어섰구나 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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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히 모은 돈으로 1억원 이상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된 김은숙 할머니와 정진아 원장,

차현준씨(왼쪽부터). 김 할머니는 팥죽을 팔아 모은 돈을 기부했고, 정 원장은 국어 교습소,

차씨는 횟집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성형주·이진한·김영근 기자

 

이날 김 할머니는 매달 100만원씩 기부금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부금은 매달 200만원, 300만원씩으로 커졌다.

  어느덧 17000만원을 넘어 자연스레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김 할머니는 "더 많이 베풀고 싶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니

우리 사회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다는 자긍심이 샘솟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애초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다. 19764월 전 재산을 들여 삼청동에 작은 찻집을 열었지만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었다.

그때 김 할머니는 "열두 살 6·25 전쟁 통에 부산에서 먹은 단팥죽 생각이 났다"고 했다.

"차가운 찰떡을 얹은 그 팥죽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는 김 할머니는 팥죽을 끓여 팔기 시작해 이젠 맛집으로 제법 유명해졌다.

김 할머니는 "젊어서 고생하다 보니 악착같이 모아야 나중에 편해진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나이를 먹으며 주변에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국어교습소 선생님, 횟집 사장님도 동참

인천에서 15년째 작은 국어 교습소를 운영하는 정진아(·46) 원장은 생일마다 제자들에게 선물 대신 기부를 부탁한다.

  제자들이 3000원에서 1만원 정도를 내면 여기에 본인 돈 100만원을 보태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기부자명은 학원 아이들 이름으로 하고, 기부금 영수증을 복도 게시판에 붙여 아이들이 오가며 볼 수 있게 한다.

정 원장은 "기부도 훈련이 필요하다""아이들에게 남을 불쌍히 여기고 도와주고 싶어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어린 시절 공장 다니는 아버지와 가사 도우미 일하는 어머니 밑에서 매일 생활비 걱정에 시달리며 자랐다.

그래도 부모님은 딸에게 "항상 너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라"고 가르쳤다. "부모님 덕에 배움의 기회를 얻어

이제는 남들 도울 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정 원장은 지난 3월 매달 500만원씩 1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아너 회원에 가입했다.

전남 순천에서 횟집을 하는 차현준(40)씨는 '횟집 스승'인 고모부 김경수(55)씨에게 회 뜨는 기술과 함께 기부 정신도 전수받았다.

김씨와 부인 차정례씨는 여수에서 유명한 '기부 천사' 부부로, 둘 다 아너 회원이다.

어렵게 사업하면서도 남 돕는 일에 인색하지 않던 김씨 부부 모습을 보면서 차씨는 "남을 돕는 게 당연한 일이라고 믿게 됐다"고 했다.

지난 20128월 순천에서 횟집을 열었을 때 "개업 기념품 같은 데 돈 쓰지 말고 불우 이웃을 도우라"는 김씨의 조언을 받아

차씨는 100만원을 장애인협회에 기부했다. 처음엔 장사가 잘 안 됐지만 수익이 조금씩 나기 시작하자 차씨는 그중 일부를 꼭 기부금으로 냈다.

나중엔 오히려 "기부금을 내기 위해서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차씨는 지난 3"매달 가게 월세만큼인 170만원을 기부해 1억원을 채우겠다"고 약속하고 아너에 가입했다.

차씨는 "고모 부부 덕분에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다""이제는 내가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그 즐거움을 전파할 차례"라고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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