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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24년간 4242명에 새 생명 선물한 '오뚜기 할아버지' 날짜 2016.09.21 12:12
글쓴이 운영자 조회 601
        

생전 심장병 어린이 도운 오뚜기 창업주 故 함태호 명예회장

아빠 부도로 치료비 걱정 경훈이, 총 5차례 수술 후원받은 재균이…

함께 함 명예회장 빈소 찾아 눈물

직접 조문 못한 어린이들도 하루 수십통씩 추모편지 보내와

"5000번째 수술 보고싶다 했는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진

오뚜기 창업주 고(故) 함태호(86) 명예회장의 빈소.

 

양 볼에 여드름이 피어난 중학교 3학년생 최경훈(15)군과 박하늘(15)양,

초등학교 5학년생 한재균(11)군이 큰 소리로 목놓아 울고 있었다.

모두 선천성 심장병을 앓다가 함 명예회장의 후원을 받아 수술을 받은 아이들이다.

상주인 함영준(57) 오뚜기 회장이 아이들을 안으며 "너희들이 와줘서 아버님이 정말 좋아하시겠다.

건강히 잘 자라야 한다"고 다독이자, 최군은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합격한 다음에

건강한 모습으로 할아버지를 찾아뵈려 했는데…"라며 엉엉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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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번째 후원 기념식서 경훈이와 재균이랑 - 지난 2011년 10월 서울 오뚜기센터에서 열린

 ‘3000번째 심장병 수술 후원 아동 탄생 기념행사’에서 함태호(가운데) 오뚜기 명예회장이

최경훈(왼쪽)군, 한재균군과 찍은 기념사진. 함 명예회장이 두르고 있는 목도리는

한군의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이날 선물한 것이다. /오뚜기

 

최군은 2001년 심장에 작은 구멍들이 뚫린 '심실중격결손증'과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는 '폐동맥판폐쇄부전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최군의 어머니 이영옥(55)씨는 결혼 10여 년 만에 첫 아이를 얻은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치료비 걱정에 눈앞이 캄캄했다고 한다.

이씨는 "남편 사업이 부도난 상태라 집을 팔아 첫 수술비를 댔는데 '몇 년 뒤 다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너무 막막해서 주저앉아 울고 있는데 한국심장재단의 소개를 받아 오뚜기로부터 수술비 전액인 800만원을 후원받았다"고 했다.

 

고인은 오뚜기 회장이던 1992년 '선천성 심장병 어린이 후원'을 시작했다.

매년 태어나는 신생아 중 0.8%가 선천성 심장병으로 생명이 위험하지만 돈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에 나선 것이다.

올해까지 24년 동안 79억원이 지원돼 4242명의 심장병 어린이가 새 생명을 얻었다.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던 한군도 오뚜기의 후원으로 총 다섯 차례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 없이 한군을 키운 할머니 송경배(74)씨는 "재균이 아빠는 뇌졸중으로 일을 못 했고,

할아버지가 학원 셔틀버스를 운전해 버는 85만원이 매달 가족 수입의 전부였다"며

"한 번에 1000만원이 넘는 수술비와 입원비를 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했다.

 

송씨는 "수술비가 없어 괴로워하는 아범에게 '산 사람은 살아야 하지 않겠나, 아이를 그냥 천국으로 보내자'고 말하기도 했었다"며

 "그때 회장님이 도와준 수술비는 우리 가족에게 생명의 동아줄처럼 절실했다"고 말했다.

 

함 명예회장은 자신의 선행(善行)을 드러내길 꺼렸지만, 수혜자들의 편지에는 꼬박꼬박 답장을 보내줬다고 한다.

2012년 최군에게 보낸 답장에서 함 명예회장은

 "경훈군이 더욱 건강해지고 잘하는 수영도, 공부도 지금처럼 열심히 해서 멋진 청년으로 자란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어머니 이씨에게 보낸 답장에는 "앞으로도 이 나라의 미래이자 일꾼인 어린이들이 수술비가 없어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후원이 계속되어

더 많은 아이가 운동회나 체육 시간에 혼자 벤치에 앉아 있지 않고 활기차게 뛰어다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오뚜기와 심장병 어린이 돕기 사업을 해온 한국심장재단은

 "직접 조문을 오지 못한 후원 아동들이 재단 앞으로 하루에 수십 통씩 추모 편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함 명예회장은 작년 11월 열린 '4000번째 후원 아동 탄생 기념행사'에서

수혜 가족들에게 '5000번째 후원이 이뤄지는 걸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생전에 소원을 이루지는 못했다.

2001년 태어난 직후와 2011년 두 차례 수술을 받고 건강해진 박양은 학교 선생님이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박양은 "오뚜기 할아버지는 태어나자마자 생사의 갈림길에 놓였던 심장병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신 제2의 부모"라며 "할아버지의 큰 사랑에 보답하며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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