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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축제
제목 초원으로 간 의료韓流 봉사… 아픈 몽골인의 벗이 되다 날짜 2014.10.17 12:09
글쓴이 운영자 조회 830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이태준 선생

?작년 세브란스병원에서 복강경 수술 익힌 몽골의사?
한국인 지도교수와 함께 수술… 수술 기구는 세브란스서 제공
94년에 첫 兩國 친선병원 세워 선진 의료 기술 전파 큰 역할
국내 대형병원들도 기술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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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 섭씨 0도의 찬 바람이 쌀쌀한 16일 아침.

시내 중심에 있는 국립암센터 간·담도 외과 수술실은 한국·몽골 합동 수술 준비로 분주했다.

수술대에 누운 환자는 54세 여성. 1년 전부터 오른쪽 배에 통증을 느껴 검사한 결과,

담석증과 만성 석회성 담낭염으로 진단받았다.

이에 복강경으로 담낭을 제거하기로 한 것이다.

집도의는 몽골 외과 의사인 우능바트(Unnenbat) 과장과 한국서 날아온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외과 황호경 교수다.

전날 울란바토르에 도착한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원정대의 박영석 대원(선두외과 원장)과

팀닥터인 이병달 전 성균관대 의대 교수도 수술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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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3~4개의 조그만 구멍을 뚫고 밖에서 수술 기구를 조작하는 복강경 수술은 몽골에서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수술에 들어가는 장비가 비싼 데다, 외과 의사들이 배를 열고 하는 기존 방식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우능바트 과장은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세브란스병원에서 연수를 받으며 복강경 수술을 익혔다.

그가 한국서 배워간 기술을 몽골 현지에서도 잘할 수 있도록 황 교수가 코치하는

이른바 '멘토링 수술'이 자전거 원정대 몽골 방문 기념으로 이뤄진 것이다. 복강경 수술 기구는 세브란스 측이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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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원정대의 박영석(왼쪽·선두외과 원장) 대원과 팀닥터인 이병달(왼쪽에서 둘째) 전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16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국립암센터 수술실에서 황호경(오른쪽)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및 몽골 의료진과 함께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을 보며 담낭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환자의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원코리아 뉴라시아 자전거 평화 원정대의 박영석(왼쪽·선두외과 원장) 대원과 팀닥터인 이병달(왼쪽에서 둘째)

전 성균관대 의대 교수가 16일 몽골 울란바토르의 국립암센터 수술실에서 황호경(오른쪽)

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 및 몽골 의료진과 함께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을 보며

담낭 제거 수술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인 환자의 상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오종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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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은 우능바트 과장이 칼을 쥐고, 황 교수가 마주 서서 지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금세 담낭이 드러났고, 수술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병든 담낭이 떼어졌다.

수술 결과를 기다리던 환자의 아들은 "한국 의료진이 어머니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줘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몽골과 한국 의료와의 친선은 한 세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독립운동가 이태준(1883~1921) 선생은 세브란스 의전 2회 졸업생이다.

중국에서 항일운동을 펼치다 1914년 31세의 나이에 몽골로 들어와 '동의의국(同義醫局)'이라는 병원을 열었다.

그는 당시 몽골인 70% 이상이 고통을 받고 있던 매독 퇴치에 헌신했고, 몽골 마지막 황제 '보그드 칸'의 어의가 됐다.

그가 숨진 자리에는 훗날 '이태준 기념공원'이 들어섰다.

원정대는 이날 울란바토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성산(聖山) 자락에 자리 잡은 기념공원을 방문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이병달 팀닥터는 "2000㎞나 떨어진 몽골에서 청춘을 바쳐 독립운동과 인술(仁術)을 펼친

이태준 선생의 결기가 느껴져 숙연해진다"고 했다.


?세브란스는 지난 1994년에 울란바토르시와 공동 출자로 연세친선병원을 세웠다.

이후 20년 동안 몽골에 상주하며 선진 의료를 전수한 한국인 의사와 간호사가 150여명에 이른다.

몽골 최초의 복강경 수술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몽골 국립의대 교수진 104명이 수개월에서 1년씩 세브란스병원에서 무상 연수를 받았다.

그 덕에 몽골 의료진이 병원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이 병원은 올해 도심 재개발 사업으로 문을 닫았다.

현재 몽골은 한국 병원 해외 진출 사업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유라시아 의료 한류의 중심지이다.

서울의과학연구소, 고려대병원, 가톨릭의료원, 건국대병원, 인하대병원, 대전 선병원, 송도병원 등이

의료 기술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19명의 몽골인 중증 환자가 '나눔 의료' 사업으로 우리나라를 찾아 새 생명을 얻었다.

연세의료원 몽골 의료사업 코디네이터로 13년째 활동 중인 몽골 국립대 의대 최원규(소아과 전문의) 교수는

"한국 연수생 중에 국립대 의대 총장도 배출됐고, 연수생들은 여기서 한국 의료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며

"자전거 원정대의 몽골 방문이 한·몽 친선을 더욱 뜻깊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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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울란바토르(몽골)=김철중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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